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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드라마 시리즈 3편
2014년 tvN 드라마 · 직장 · 성장 · 인간관계

직장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자신의 회사생활과 비교하게 되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바로 tvN 드라마 미생입니다.
2014년 방송된 미생은 바둑이 인생의 전부였던 장그래가 프로기사의 꿈을 이루지 못한 뒤 종합상사에 인턴으로 들어가면서 시작됩니다. 특별한 스펙도, 화려한 학력도 없는 장그래가 회사라는 낯선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이 작품의 중심입니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단순히 한 신입사원의 성장 이야기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상사와 부하직원의 관계, 부서 간 경쟁, 성과와 평가, 계약직의 현실, 조직 안에서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가는 과정까지 매우 현실적으로 담아냈습니다.
바둑기사의 꿈을 접고 회사에 들어간 장그래
장그래에게 바둑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바둑에 자신의 인생을 걸었지만 프로 입단이라는 목표를 이루지 못하면서 전혀 다른 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렇게 장그래가 들어가게 된 곳이 종합상사 원인터내셔널입니다. 문제는 장그래에게 다른 신입사원들이 가지고 있는 화려한 스펙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회사에는 뛰어난 학력과 외국어 능력, 다양한 경험을 가진 신입사원들이 모여 있었지만 장그래는 고졸이라는 학력과 바둑 경험 외에는 내세울 것이 많지 않았습니다.
공식 소개에서도 장그래는 프로 입단에 실패한 뒤 냉혹한 현실에 던져지는 인물로 설명됩니다. 결국 그는 회사에서 자신의 가치를 직접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첫 출근부터 장그래가 회사에서 환영받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동기들과 비교되는 자신의 부족한 모습 때문에 위축되기도 하고, 업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실수를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장그래에게는 다른 사람에게 쉽게 설명하기 어려운 바둑의 경험이 있었습니다. 한 수를 놓기 전에 전체 판을 바라보고, 상대방의 움직임을 예측하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사고방식은 회사생활에서도 조금씩 힘을 발휘하기 시작합니다.
원인터내셔널에서 펼쳐지는 냉혹한 직장생활
미생이 많은 직장인에게 오랫동안 기억되는 가장 큰 이유는 회사라는 공간을 지나치게 미화하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회사에서는 열심히 한다고 해서 항상 좋은 결과를 얻는 것도 아니고, 능력이 있다고 해서 모든 일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도 아닙니다. 때로는 상사의 평가가 중요하고, 때로는 부서 간 이해관계가 충돌하며, 자신이 원하지 않는 업무를 맡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장그래 역시 이러한 현실을 하나씩 경험하게 됩니다. 업무를 배우는 것만으로도 벅찬 상황에서 인간관계까지 신경 써야 하고, 자신의 실력을 보여줘야 하는 동시에 조직의 규칙도 따라야 합니다.
특히 신입사원이라는 위치는 회사에서 가장 약한 위치 중 하나입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면서도 빠르게 적응해야 하고, 질문을 하는 것조차 눈치를 봐야 하는 순간이 생깁니다.
실제 1회에서도 장그래는 첫 출근부터 동기들과 다른 자신의 처지를 체감하고, 2회에서는 낙하산 인턴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오상식과의 관계에도 갈등이 생깁니다. 이후 인턴 PT와 업무를 거치면서 조금씩 자신의 존재감을 만들어갑니다.
이런 과정은 단순히 드라마 속 사건으로만 보이지 않습니다. 직장인이라면 신입 시절의 기억을 떠올릴 수도 있고, 현재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 자신의 모습과 비교하게 됩니다.
장그래와 오상식, 그리고 함께 성장하는 사람들
미생에서 장그래만큼 중요한 인물이 바로 오상식 과장입니다. 오상식은 영업3팀을 이끄는 인물로, 회사의 권력이나 승진보다는 자신이 맡은 일 자체에 집중하는 성격을 보여줍니다.
장그래와 오상식의 관계는 처음부터 좋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상식은 장그래를 탐탁지 않게 여기기도 하지만, 장그래가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가능성을 발견하면서 조금씩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집니다.
이 관계가 미생에서 중요한 이유는 회사에서 만난 상사와 부하직원의 관계가 단순한 업무 관계로만 끝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에게 인정받는 경험은 자신감을 만들어주고, 반대로 누군가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기 위해 더 노력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영업3팀의 김동식 대리 역시 장그래에게 중요한 인물입니다. 김동식은 업무적으로 장그래를 이끌어주는 선임이면서 오상식 과장을 믿고 따르는 인물입니다. 장그래가 회사생활을 배워가는 과정에서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합니다.
장그래의 동기인 안영이, 장백기, 한석율도 각각 다른 방식으로 회사생활을 경험합니다. 안영이는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조직 내 인간관계와 편견을 마주하고, 장백기는 좋은 스펙을 가지고 입사했지만 생각했던 것과 다른 회사의 현실을 경험합니다. 한석율은 특유의 밝은 성격과 자신감으로 조직에 적응하면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문제를 바라봅니다.
실제 주요 출연진은 임시완, 이성민, 강소라, 강하늘, 김대명, 변요한이며, 각각 장그래, 오상식, 안영이, 장백기, 김동식, 한석율을 연기했습니다.
미생이 지금까지도 공감을 얻는 이유
미생은 2014년에 방송된 작품이지만 지금 다시 봐도 낯설지 않습니다. 회사의 모습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해도 직장인이 경험하는 고민에는 크게 변하지 않은 부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은 장그래의 입장에서 드라마를 바라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부족한 스펙 때문에 불안해하고, 회사에 들어간 뒤에는 자신이 과연 조직에서 필요한 사람인지 고민하는 모습이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반대로 직장생활을 오래 한 사람이라면 오상식이나 김동식 같은 인물을 통해 자신의 상사와 동료를 떠올릴 수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일보다 조직의 정치에 집중하고, 어떤 사람은 묵묵히 자신의 업무를 해내며, 또 어떤 사람은 후배를 챙기면서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합니다.
무엇보다 미생은 회사생활을 성공과 실패라는 단순한 기준으로만 바라보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승진이 성공일 수 있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일을 제대로 해내는 것이 성공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작품의 제목인 '미생'이라는 말도 의미가 있습니다. 아직 완전히 살아 있는 돌이 아니라는 뜻의 바둑 용어처럼, 회사생활을 시작한 사람들은 누구나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출발합니다. 그리고 수많은 선택과 경험을 거치면서 조금씩 자신의 자리를 찾아갑니다.
결국 미생은 특별한 능력을 가진 주인공이 회사에서 성공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부족한 사람이 현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이야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마무리
미생은 단순한 직장 드라마가 아닙니다. 신입사원의 성장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회사라는 조직 안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장그래가 회사에 처음 들어왔을 때 느꼈던 막막함, 오상식이 자신의 방식으로 일을 지켜나가는 모습, 안영이와 장백기, 한석율이 각자의 방식으로 조직에 적응하는 모습까지 모두 다른 직장인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지금도 직장생활이 힘들거나 새로운 회사생활을 시작한 사람이라면 미생을 다시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은 결국 누군가보다 앞서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자리에서 한 수 한 수 버텨내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가 회사생활을 오래 한 중년 직장인의 현실을 보여줬다면, 미생은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신입사원의 시선에서 직장이라는 세계를 바라본다는 점에서 함께 비교해 볼 만한 작품입니다.
